2008년 10월 13일
반찬가게
어제 다녀온 양평에는 배추가 꽃같이 피었다. 종아리만큼 알이 굵은 무우는 국을 끓이면 양파만큼 달았다. 단감같은 호박도 저온창고에서 날이 더 추워질 때를 기다리고 있다. 단풍을 보러간 강원도에서는 감자와 파프리카도 사왔다. 찌면 보슬보슬 맛난 강원도 감자는 샐러드를 만들고 달디단 파프리카로는 해파리 냉채를 만든다. 예배를 마치고 할머니 권사님이 달여만드신 김장용 액젓도 사고, 며느리 쉬게하느라 캐지 못한 고구마 걱정을 하면서도 날이 저물어 나는 서울로 올라왔다.
하얀 송이 버섯을 세로로 길게 찢으면 향긋한 버섯향이 사람을 몽롱하게 만든다. 버섯을 다듬어본적이 없는 서툰 내 손에는 맑은 우유같은 버섯즙이 가득 묻었다. 마트에서 사온 버섯은 짓찧어야 나오던 즙이 결따라 배어나온다. 버섯을 싫어하는 나는 이날 가게에서 처음 버섯을 날로 먹어봤다. 버섯즙이 육즙처럼 입에 고인다.
어머님은 이 예쁜 것들로 반찬을 만들어 팔기도 하고 반찬 한가지 할 줄 모르는 며느리 손에도 가득 들려보내신다. 사람들은 모른다. 삼천원 오천원을 주고 사간 반찬 재료들의 갖가지 향기와 내력을.
귀하게 먹고 행복해질 일이다.
# by | 2008/10/13 23:50 | W diary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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